만 48세, 조기위암 진단, 내시경적 점막하박리술 후 위 절제 수술(위 2/3 절제), 항암치료 없음, 현재 위 수술 100여일 경과
조기위암으로 내시경적 점막하박리술로 위암을 도려내면 모든 것이 깨끗하게 끝날 줄 알았는데, 다시 위 절제 수술(위 2/3 절제)이 필요하다고 하여 결국 위 절제를 했답니다. 그래도 다행히 전체 절제가 아니라 2/3 절제해서 그나마 그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처음에 위 절제하게 되면 삶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인 '먹는 즐거움'을 완전히 뺏겨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참 많이 우울했답니다. 그렇지 않아도 즐거울 일이 많지도 않은데 먹는 즐거움마저 없어진다는 생각이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절망적인 상상을 했던 것이 약간 우습기도 합니다.
위암 수술 후 식사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어렵습니다. 위암에 특별히 좋은 음식을 많이 찾아보긴 했는데 결국 그런 것들을 공들여 먹기는 어렵고 매 식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량씩 꼭꼭 씹어 먹고, 여러 차례 식사를 하는 것이 현재는 최선입니다. 그리고 여러 음식들에 도전해 보고 배가 아프거나 잘 받지 않으면 그 음식에 대한 도전을 조금 미루고 또 다른 음식들에 도전하고... 그렇게 괜찮은 음식들을 알아가고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너무 겁먹을 필요 없고, 너무 힘겨워할 필요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수술 전에 우려했던 것들보다 그래도 뭔가 약간의 안도감이 들고 있습니다. 음식도 지금까지 큰 탈없이 먹고 있습니다. 물론 수술 전과 같지는 않겠지만....
현재 위 수술하고 100여일이 지났습니다. 처음에 밥을 1/3 공기로 시작해서 현재는 수술 전에 먹던 양의 90%까지 먹고 있습니다. 그렇게도 먹고 싶었는데 절제하고 또 절제했던 '회'를 드디어 먹었습니다. 수술 후 100여일이 지난날에 작정하고 먹었답니다.
▼ 이전 포스팅 중 식사와 관련된 내용들 더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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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먼저 말씀드립니다. 식사(음식)는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기호에 의한 내용으로 많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내용이 아닐 수 있으며, 전문적인 내용은 더더욱 아니라는 말씀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그러니 그저 저의 경험을 참고만 하시길 말씀드립니다.
■ 수술 후 식사 시 유의했던 것들
식사 시 유의하고 있는 것들 | · 식사 시 국물은 먹지않고 건더기만 · 식사 후 바로 물을 마시지 않음 · 맵고 짜고 자극적인 것들은 아직 먹지 않음 · 식사량은 과거 먹던 양의 약 1/4 ~ 1/3 → 현재(100여일 경과)는 과거 먹던 양의 약 90%까지 도달 · 식사와 식사 사이 간식으로 바나나, 두유 등 먹음 ▶ 아직까지는 큰 탈이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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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먹고싶지만 아직 시도하지 못한 음식들 (조만간 시도 예정) |
· 생마늘, 청양고추 · 시원한 얼음물 벌컥벌컥 완샷 · 늘 먹던 찌개, 탕, 국의 국물 (건더기만 먹고 있음) → 식사 시 국물이나 물을 같이 먹으면 음식물이 위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 → 국물을 같이 안먹으니 나트륨 섭취량이 많이 줄어서 건강에 아주 좋기는 할 듯 · 초밥 / 활어회 · 술 - 시원한 맥주한잔^^ · 담배 - 금연인지? 참는것인지? → 어찌되었건 가장 잘한 일^^ |
일반적으로, 위암 수술 후에는 식이 조절이 반드시 필요하겠지요. 도전하고, 필요에 따라 절제하고, 다시 또 도전하고... 반복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회는 수술 후 제가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 중 하나였는데, 반면에 가장 절제하고 있던 음식이었습니다. 기생충이나 세균, 식중독 등이 신경 쓰여서 함부로 먹을 수가 없었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도전하고 먹어야 했고... 그 도전의 날을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 가족 여행을 가게 되었고 여행 2일차에 바다를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물론 일정을 제가 짜기는 했지요. ^^ 이 기회에 회를 드디어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그냥 횟집에서 회를 먹는 것보다 바닷가 '회센터'에서 먹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위 수술 후 첫 '회' 도전은 포항 '포항수협송도활어회센터' 였습니다. 가는 내내 '회'를 먹을 생각에 많이 설레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다 보니 저의 최애 음식이 '회'인 듯하고, '회'맛을 잘 아는 사람 같으네요. ㅋㅋㅋ 그렇지는 않은데.... ^^ 먹고 싶은데 못 먹다 보니 먹고 싶은 욕구가 그만큼 커져 더 많이 설렌 것 같으네요.
드디어 모음회~ 생마늘도 같이 곁들여 먹었답니다. 예전에 먹던 것에 비해 생마늘은 당연히 적은 양이었습니다. 그리고 청양고추는 이번 도전에서는 제외하였구요. 그러고 보니 생마늘도 첫 도전이 것 같네요.
아!!! 이 얼마나 먹고 싶었던 회였던가요!!!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다는 즐거움!!! 뭐라 설명할 수 없는 희열!!!
즐겁게 도전했고 그날 저녁에도 배가 크게 아프거나 속이 좋지 않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도 괜찮았어요. 도전은 성공적이었네요. 이제 회는 도전해야 할 음식이 아니라 먹고 싶을 때 그냥 먹으면 되는 음식입니다. ^^
위 수술 후 100여일 경과한 날에 드디어 회 도전에 성공했고, 무탈했습니다. ^^ 여러분들은 저의 상태와 다들 수 있으니 개인의 상태 등을 고려하여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도전하실 때는 당연히 신선한 회를 드셔야겠지요. 식중독이나 기생충도 조심하셔야 돼요. ^^; 이렇게 주의하다 보면 먹을 것이 하나도 없겠네요. 하지만 그래도 조심은 해야지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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